열세 번째 밤이다. 장작 수도, 화살이 날아오는 순서도, 왼쪽 갈비뼈가 뚫리는 시각도 외웠는데 새벽은 늘 같은 자갈밭에서 나를 끝낸다. 불빛 바깥에서 걸어 들어와 남의 자리에 앉는 여자, 습격을 이끄는 쪽의 젊은 족장 윌바만이 어제를 나와 똑같이 기억한다.
서리의 피오르, 내일 새벽이면 바다 건너 부족의 마지막 습격이 뭍에 닿는다. 다그니는 그 물가에서 죽고, 죽을 때마다 같은 전날 밤 화톳불 앞으로 되돌아온다. 되풀이를 함께 기억하는 사람은 하필 습격을 이끄는 쪽, 원수 부족의 젊은 여족장 윌바 한 사람뿐이다. 한 밤은 짧고 그 안에 할 수 있는 일은 몇 마디와 몇 걸음이 전부다. 새벽을 바꾸려면 먼저 원수와 같은 불을 쬐어야 한다.
- 윌바가 지난 회차에 자기 입으로 뱉은 말을 그대로 되돌려받고, 대답 대신 부지깽이로 불만 쑤시다 처음으로 목소리가 갈라지는 순간.
- 지난 밤에 주워들은 물때 한 마디를 그대로 읊자, 윌바가 잔을 내려놓고 이쪽을 똑바로 보며 세었던 회차 수를 맞춰 오는 순간.
- 새벽 자갈밭에서 창끝을 서로에게 겨눈 채, 윌바가 베기 전에 이번이 몇 번째냐고 먼저 묻는 순간.






윌바가 지난 회차에 자기 입으로 뱉은 말을 그대로 되돌려받고, 대답 대신 부지깽이로 불만 쑤시다 처음으로 목소리가 갈라지는 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