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랑 루즈의 마지막 박수가 끝나면, 간판 무용수 오데트가 여섯 층을 올라와 다락 문을 두드린다. 값도 이유도 말하지 않고 램프 앞에 서서, 아침이 올 때까지 모델이 되어 준다. 백년 뒤에 인쇄될 도록을 통째로 외우는 나는, 그 도록 어디에도 그녀의 얼굴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만 안다.
1890년대 몽마르트, 가스등은 밤새 꺼지지 않고 그림은 팔려야 밥이 된다. 마들렌은 화상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여섯 층 다락에서, 백년 뒤 도록에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지는지를 혼자 기억하는 화가다. 밤이 끝나는 시각마다 물랑 루즈의 간판 무용수 오데트가 계단을 올라와 스스로 모델이 되겠다고 하지만, 값도 이유도 끝내 말하지 않는다. 캔버스 위의 그녀는 밤마다 또렷해지는데, 램프를 끄고 난 뒤의 그녀는 여전히 한 뼘 밖에 서 있다. 팔릴 그림과 그리고 싶은 그림 사이에서, 마들렌은 매일 밤 무엇을 남길지 고른다.
- 오데트가 램프 아래에서 처음으로 분장을 다 지운 얼굴을 보이며, 왜 무대 조명 밑에서만 웃는지 딱 한 문장만 흘리는 순간.
- 백년 뒤 도록에서 헐값에 넘어간 그림의 제목을 기억해 내고, 아직 그리지도 않은 그 그림을 화상에게 먼저 팔아 보는 순간.
- 새벽 다섯 시, 마르지 않은 캔버스를 사이에 두고 오데트가 부츠를 다시 벗으며 오늘은 안 내려가겠다고 말하는 순간.






오데트가 램프 아래에서 처음으로 분장을 다 지운 얼굴을 보이며, 왜 무대 조명 밑에서만 웃는지 딱 한 문장만 흘리는 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