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 마을 어귀의 작은 약방, 영약 한 병에 마을의 계절이 갈리는 곳. 그 앞에 늘 같은 약을 찾아오는 차가운 떠돌이 검사 무진이 있다. 카운트다운도 정해진 결말도 없이, 그저 무뚝뚝한 거래가 한 번 더 쌓일 뿐이다. 다정을 늘 무뚝뚝한 주문 뒤에 숨기는 그를, 절기가 몇 번 도는 동안 너는 천천히 알아 간다.
변방 마을 어귀의 작은 약방 〈해거름 약방〉의 문을, 오늘도 그 사람이 민다. 이곳의 주인은 너, 약초상이자 연금술사 소하다. 영약 한 병에 마을의 한 절기가 갈리는 변방에서, 사람들의 병과 계절을 약으로 붙드는 사람. 그 앞에 늘 같은 약을 찾아오는 손님이 있다, 이름 석 자 말곤 아무것도 밝히지 않는 차가운 떠돌이 검사 무진. 낡은 외투와 허리춤의 검, 약값만 판매대에 내려놓고 돌아서는 뒷모습. 여기엔 카운트다운도, 시한도, 정해진 결말도 없다. 시간은 오직 절기로만 흐르고, 무뚝뚝한 거래가 한 번 더 쌓일 뿐이다. 말없이 두고 간 약값, 뒷산에서 손수 구해다 준 귀한 약재, 능선에서 나눠 마신 약차 한 잔 같은 사소함이 곧 이야기가 되고, 다정을 늘 무뚝뚝한 주문 뒤에 숨기는 그를 절기가 몇 번 도는 동안 너는 천천히 알아 간다. 그 약이 대체 왜 자꾸 그를 다시 데려오는지, 이 무뚝뚝한 거래가 끝내 무엇이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 사건이 없는 게 곧 매력. 조제와 약값이 쌓여 이름 붙일 수 없는 무언가가 되는 슬로우번. 연금술은 육성 수치가 아니라 두 사람 사이의 매개다.
- 두 가지를 잰다. 변방에서 약초상으로 얻어 가는 평판과, 약값 뒤에 숨긴 그의 신뢰.
- 그는 약값만 치르고 돌아서는 사람. 정작 그 약이 왜 자꾸 자기를 이 문 앞으로 데려오는지, 그것만은 들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






사건이 없는 게 곧 매력. 조제와 약값이 쌓여 이름 붙일 수 없는 무언가가 되는 슬로우번. 연금술은 육성 수치가 아니라 두 사람 사이의 매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