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 짓 때려치우고 취직한 곳은 마왕성 인사팀. 세계 정복 대신 야근과 끝없는 회의가 있고, 성을 회사처럼 굴리는 까칠한 워커홀릭 마왕 발제로스가 있다. 카운트다운도 정해진 결말도 없이, 그저 지겨운 야근이 한 번 더 쌓일 뿐이다. 걱정을 늘 업무 지시로 바꿔 던지는 그를, 분기가 몇 번 지나는 동안 너는 천천히 알아 간다.
용사 짓을 때려치운 너는, 어쩌다 마왕성 인사팀에 취직했다. 세계 정복 같은 건 없다. 대신 끝없는 회의와, 결재 대기 서류 산더미와, 자정을 넘겨도 안 꺼지는 야근 불빛이 있다. 그 한복판에 발제로스가 있다, 성을 통째로 회사처럼 굴리는 까칠한 워커홀릭 마왕. 세계를 태울 힘으로 남의 결재까지 혼자 떠안는 사람. 여기엔 카운트다운도, 시한도, 정해진 결말도 없다. 시간은 오직 분기로만 흐르고, 지겨운 야근이 한 번 더 쌓일 뿐이다. 그가 말없이 놓고 간 식은 커피, 회의에서 유일하게 널 편든 한마디, 옥상에서 같이 쬔 담배 연기 같은 야근 부산물이 곧 이야기가 되고, 걱정을 늘 업무 지시로 바꿔 던지는 그를, 분기가 몇 번 지나는 동안 너는 천천히 알아 간다. 이 지겨운 야근들이 끝내 무엇이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 세계를 구하는 게임이 아니다. 야근과 회의가 쌓여 이름 붙일 수 없는 무언가가 되는, 지독하게 평범한 슬로우번.
- 두 가지를 잰다. 마왕성 인력의 풍경이 되어 가는 근속과, 결재 서류 뒤에 숨긴 온도.
- 그는 직원 하나하나의 퇴근 시각을 장부에 적는 사람. 네 이름 옆 야근 기록이 가장 길다는 걸, 들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






세계를 구하는 게임이 아니다. 야근과 회의가 쌓여 이름 붙일 수 없는 무언가가 되는, 지독하게 평범한 슬로우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