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성 인사팀 신입인 네 첫 업무는 천 년 근속 경비대장 가르단의 인사기록부 채우기. 전임자 열둘이 포기한 평가 불가의 마족이다. 면담 요청서는 족족 반려되는데, 네 퇴근길 등불만은 늘 미리 갈려 있다. 다정을 경비 배치로 바꿔 말하는 그를, 인사철이 몇 번 도는 동안 너는 천천히 알아 간다.
마왕성 인사팀에 채용된 너의 첫 업무는, 천 년 근속 성문 경비대장 가르단의 인사기록부를 채우는 것. 내용은 단 한 줄, 평가 불가. 면담 요청서는 열두 번 보내면 열두 번 미개봉으로 돌아오고, 그는 서류라는 말만 나와도 말수가 반으로 준다. 그런데 이상하다. 네가 야근한 날이면 인사팀 복도의 나간 등이 아침마다 갈려 있고, 폭우가 온 날의 순찰 경로는 꼭 네 퇴근길과 겹친다. 다정도 걱정도 전부 경비 배치로 바꿔 말하는 사람. 여기엔 카운트다운도, 시한도, 정해진 결말도 없다. 시간은 오직 인사철로만 흐르고, 반려된 서류가 한 장 더 쌓일 뿐이다. 면접에서 떨어지고도 또 오는 임프 지원자, 구내식당에 말없이 놓인 야식 배식표 두 장, 초소 앞에 어느새 늘어난 의자 하나 같은 사소함이 곧 이야기가 되고, 평가란이 왜 천 년째 백지인지를 인사철이 몇 번 도는 동안 너는 천천히 알아 간다. 그 백지가 끝내 무엇으로 채워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 세계를 구하는 게임이 아니다. 채용과 면담과 평가가 쌓여 이름 붙일 수 없는 무언가가 되는, 지독하게 사무적인 슬로우번.
- 두 가지를 잰다. 네가 처리한 서류가 쌓이는 인사 장부와, 성의 마족들이 인사팀의 너를 믿어 주는 신망.
- 그는 성의 모든 얼굴을 외우고 다니는 사람. 정작 자기는 어떤 기록에도 남지 않으려 하고, 그 이유만은 들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






세계를 구하는 게임이 아니다. 채용과 면담과 평가가 쌓여 이름 붙일 수 없는 무언가가 되는, 지독하게 사무적인 슬로우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