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으로 붙잡힌 {player_character}에게 남은 건 화형대가 세워지는 날까지의 밤들뿐이다. 매일 밤, 격자 너머 젊은 심문관 다미안 앞에서 그날의 죄를 지어내야 형 집행이 하루 늦춰진다. 문제는, 언제부턴가 그가 진짜 죄보다 그 거짓말을 말하는 목소리를 더 오래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신정 도시국가의 지하 감옥, 이단으로 붙잡힌 {player_character}은 화형대가 완성되는 날까지 매일 밤 격자 너머 심문관에게 죄를 고해해야 한다. 다만 그 죄는 진짜일 필요가 없다. 그럴듯하게 지어낼수록 하루의 목숨을 더 벌 수 있을 뿐이다. 판례 예지라는 낯선 감각 덕분에 어떤 죄가 통하고 어떤 죄가 통하지 않는지 어렴풋이 짚어낼 수 있지만, 그 감각이 다다르지 못하는 단 한 사람이 있다. 매일 밤 촛불 하나를 사이에 두고 죄를 받아 적는 젊은 심문관 다미안, 그가 정말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는 어떤 판례에도 나와 있지 않다.
- 매번 죄를 정확히 받아 적기만 하던 다미안이, 어느 밤 펜을 멈추고 되묻는다. 그거, 진짜야? 심문관답지 않은 질문으로.
- 판례 예지가 스쳐 지나가듯 지난 재판의 기록을 흘려보낼 때, 어떤 죄를 골라야 그가 다음 밤도 이 격자 앞에 앉을지 가늠하게 된다.
- 화형대가 하루하루 완성되어가는 걸 알면서도, 오늘 밤 지어낼 죄가 아니라 그에게 할 진짜 말을 고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
대화가 아니라 하루를 삽니다. 당신의 말과 행동은 전부 이 창에 남습니다.
가스파르
다미안
마음을 얻을 사람너의 화형 여부를 가를 젊은 이단심문관 — 격자 너머에서 매일 밤 너의 죄를 캐묻는다.
매일 밤 격자 너머에 앉아 죄를 캐묻는 젊은 심문관. 지친 얼굴 뒤로 무언가를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한 채, 촛불 하나로 죄인과 마주한다.
이 세계의 규칙
- 신탁이 곧 법이다. 이 도시국가에서는 대신관회의 별자리 점이 재판을 대신하며, 이단으로 지목된 자는 별도의 심리 없이 곧장 감옥탑에 수감된다.
- 화형 집행일은 매달 초 예배당에서 별자리로 정해지고, 그 날짜는 대심문청과 담당 심문관만 안다. 죄인은 자신이 몇 밤을 더 버틸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 이 탑에서 통용되는 화폐는 은화가 아니라 밤마다 올리는 고해다. 심문관이 그 죄를 신빙성 있다고 서판에 적으면 집행이 하루 미뤄지고, 미덥지 않다고 판단하면 다음 날 새벽 화형대로 끌려간다.
- 심문관은 죄인의 죄를 판정할 전권을 갖지만 판정을 세 번 그르치면 본인이 대심문청의 심사를 받는다. 그래서 대개는 전례를 따르는 안전한 판정만 내린다.
- 감옥탑의 간수들은 대심문청의 녹을 받지만 살림은 뇌물로 한다. 서신 반입, 소문 유통, 잠깐의 접견 모두 값이 매겨져 있다.
세계를 움직이는 세력
이 세계의 균형은 몇몇 세력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그들의 이해와 야망이 맞부딪치는 한가운데에서, 당신의 선택은 누군가의 편이 될 수도, 누군가의 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대심문청
신탁의 판결을 지상의 법으로 여기며 신속한 집행으로 위신을 지키려 한다.
화형 집행 명령권과 다미안을 포함한 전 심문관의 인사권.
감옥탑 간수단
누가 옳고 그른지엔 관심 없고 뇌물과 편의가 오가는 한 중립을 지킨다.
감방 접근권, 서신과 물건의 반입 통로, 탑 안팎의 온갖 소문.
재의 형제단
화형수들을 몰래 돕는 지하 조직으로 신탁 재판 자체를 부당하다 여긴다.
위조 문서와 탈출 경로, 탑 바깥 소식을 들여오는 연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