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의 장부를 잡으려면 두목이 따라 주는 술을 매일 받아 마셔야 한다. 도진은 당신 이름을 알고, 끝자리를 비워 두고, 잔이 마르기 전에 채운다. 숫자는 거짓말을 못 하는데 그 남자의 웃음만 계산이 맞지 않는다.
항구 도시의 밤을 쥔 것은 관청이 아니라 뒷골목 조직 월하다. 강력반 형사 명하준은 월하의 자금 장부를 손에 넣기 위해 매일 밤 재즈바 블루문의 카운터 끝자리에 앉는다. 카운터 안쪽에 선 바텐더는 그 조직의 두목 도진, 잠복 나흘째부터 당신이 말하기 전에 첫 잔을 채워 주는 사람이다. 숫자를 꿰뚫어 보는 눈은 그의 장부에서 어긋난 칸들을 찾아내지만, 그 칸들이 가리키는 것은 당신이 예상하고 온 죄가 아니다. 수갑과 마지막 잔 사이에서, 매일 밤 하나씩 고르게 된다.
- 웃으며 술을 따르던 도진이 당신이 짚은 장부 한 칸 앞에서 손을 멈추고, 처음으로 웃음을 지우는 순간.
- 장부간파가 월하의 상납 명세에서 매달 같은 날 빠져나가는 돈 한 줄을 집어내고, 그 돈이 어느 병원으로 갔는지 이 도시에서 당신만 알게 되는 순간.
- 새벽 네 시, 문을 잠근 가게에서 도진이 당신 코트 안주머니를 한 번 보고도 아무 말 없이 마지막 잔을 채워 주는 순간.






웃으며 술을 따르던 도진이 당신이 짚은 장부 한 칸 앞에서 손을 멈추고, 처음으로 웃음을 지우는 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