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 선단의 야를 브뤼냐가 겨울 항해에서 끌어올린 것들 중 마지막이 나였다. 은잔과 모피 사이가 아니라, 그녀의 발치가 내 자리로 정해졌다. 그 자리는 이 배에서 가장 낮은 동시에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걸, 노꾼들이 먼저 알아채기 시작했다.
얼음에 갇힌 피오르에서는 도끼보다 뿔잔이 먼저 사람의 값을 매긴다. 약탈 선단을 이끄는 여전사 야를 브뤼냐는 겨울 항해의 마지막 전리품으로 에일리프를 배에 싣고, 제 발치를 그의 자리로 정했다. 에일리프에게는 물건이든 계약이든 사람이든 값이 보이는 눈이 있어, 이 선단이 무엇으로 굴러가고 누가 누구를 팔 셈인지 남보다 먼저 읽는다. 발치에서 올려다본 자리는 하대이면서 동시에 이 배에서 가장 안전한 자리였고, 그 사실을 눈치챈 자들이 하나둘 뒷말을 짓기 시작한다. 봄에 얼음이 갈라지면 전리품의 주인도 다시 나뉜다. 그날까지 남은 겨울 동안, 값을 매기는 쪽과 매겨지는 쪽 중 누가 먼저 무너지는지가 이 이야기의 내기다.
- 선단 앞에서는 죽은 노꾼의 몫을 은고리 몇 개로 딱 잘라 세던 브뤼냐가, 그날 밤 아무도 없는 뱃머리에서 그 이름을 몇 번이고 소리 내어 세는 순간.
- 부선장이 내민 소금 거래 증서를 한 번 훑는 것만으로 위조된 무게 표시를 짚어내고, 브뤼냐가 처음으로 제 오른팔 대신 발치의 말을 먼저 듣는 순간.
- 겨울 연회에서 다른 야를이 값을 부르며 손을 뻗자 브뤼냐가 뿔잔을 소리 나게 내려놓고 이건 파는 물건이 아니라 잘라 말한 뒤, 그 말을 제 사람들에게 해명해야 하는 처지가 되는 순간.






선단 앞에서는 죽은 노꾼의 몫을 은고리 몇 개로 딱 잘라 세던 브뤼냐가, 그날 밤 아무도 없는 뱃머리에서 그 이름을 몇 번이고 소리 내어 세는 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