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위되어 처형당한 황후가, 칼이 떨어지는 순간 폐위 전 봄으로 되감긴다. 폐위까지 백일, 처형은 그 보름 뒤. 너를 의심부터 하는 차가운 황제 엘리어스가 회차를 넘어 너를 알아보고 스스로 택할 때, 이 봄은 더 이상 되감기지 않는다.
형장의 차가운 칼날이 목에 닿던 그 순간, 시간은 다시 살구꽃 향이 드는 봄의 황후궁으로 되감긴다. 너는 폐위되어 처형당한 황후 아델하이트, 눈을 뜬 이 봄이 벌써 세 번째다. 폐위까지 백일, 처형은 그 보름 뒤, 같은 황궁과 같은 음모가 정해진 자리에서 너를 기다리지만 그 전말을 기억하는 사람은 오직 너 하나뿐이다. 황실은 황후의 평판을 화폐처럼 다루어 그것이 무너지는 순간 폐위의 명분이 서고, 너는 미리 안다는 것을 유일한 무기로 그 정치판을 한 수씩 다시 두며 외척이 짜둔 덫을 한 줄씩 비튼다. 그리고 매 회차 너를 의심부터 하는 차가운 황제 엘리어스가, 봄이 되풀이될수록 자신도 모르는 기시감에 흔들린다. 그가 회차를 넘어 너를 알아보고 스스로 네 편을 택할 때, 비로소 이 봄은 더 이상 되감기지 않는다.
- 황실은 평판을 화폐처럼 쓰고, 평판이 무너지면 폐위 명분이 선다. 너는 그 정치판을 한 수씩 다시 둔다.
- 쌓이는 건 유대 하나. 그가 모르게 회차를 넘어 짊어진 것이 끝에 닿을 때, 그가 스스로 너를 택한다.
- 기억과 미리 안다는 것이 유일한 무기. 외척의 덫을 한 줄씩 비틀어 처형의 봄을 끝낸다.






황실은 평판을 화폐처럼 쓰고, 평판이 무너지면 폐위 명분이 선다. 너는 그 정치판을 한 수씩 다시 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