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회귀. 냉정한 재상 류시겸은 매번 같은 그믐날 밤에 죽고, 기억을 가진 건 너 하나뿐이다. 그는 매 회차 너를 정략으로 엮인 정혼자로만 대하지만, 그가 마침내 너를 알아보고 스스로 살기를 택할 때 이 죽음의 하루는 비로소 풀린다.
그믐이 오는 밤마다, 냉정한 재상 류시겸은 역모 누명을 쓰고 사약을 받는다. 너는 그의 정혼자, 몰락한 가문의 딸이다. 두 번의 회귀에서 너는 그의 죽음을 막지 못했고, 이제 세 번째로 그날 새벽에 눈을 떴다. 파루 종소리와 함께 하루가 시작되고, 자정의 그믐 시각이 되면 그는 조정의 손에 스러진다. 그 순간 세상은 처음으로 되감기고, 오직 너만이 모든 것을 기억한 채 다시 그 새벽에 눈을 뜬다. 단죄도, 정해진 운명도, 따라야 할 원작도 없다. 여기엔 그저 되풀이되는 하루와, 매 회차 너를 정략으로만 아는 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네가 가진 무기는 단 하나, 이미 안다는 것이다. 누가 그를 모함하는지, 어느 서고에 결백의 증좌가 있는지, 그가 어느 순간 스스로를 버리는지. 그러나 회귀로도 잴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매번 달라지는 그의 마음이다. 그가 마침내 너를 알아보고 죽음으로 걸어가기를 멈출 때, 이 긴 그믐이 풀린다는 것을 너는 믿어 보기로 한다.
- 회귀로 죽음의 날은 손금처럼 안다. 미리 안다는 것, 그것이 그를 살릴 유일한 무기다.
- 쌓이는 건 각인 하나. 되풀이가 데자뷔로 새어 나와, 그가 너를 알아보는 순간이 곧 탈출구다.
- 단죄도 운명도 없는 순수한 회귀. 스스로 죽기를 택한 사람을 너는 살려 낼 수 있을까. 그리고 매 회차 잴 수 없던 그의 진심을, 끝내 얻을 수 있을까.






회귀로 죽음의 날은 손금처럼 안다. 미리 안다는 것, 그것이 그를 살릴 유일한 무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