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내리는 겨울 바닷가에서 같은 밤이 끝없이 되풀이된다. 자정 직전, 강이안은 방파제에서 사라지고 모든 걸 기억하는 사람은 너 하나뿐이다. 그는 매번 너를 처음 보는 얼굴로 대하지만, 그가 마침내 너를 기억해 내는 날 이 밤은 끝이 난다.
첫눈이 내리는 겨울 바닷가에서, 너는 같은 밤을 몇 번이고 다시 산다. 저녁 6시, 눈 덮인 방파제 끝에는 언제나 강이안이 서 있다. 그리고 자정을 조금 앞둔 23시 47분, 그는 검은 물속으로 사라진다. 그 순간 세상은 처음으로 되감기고, 모든 걸 기억하는 너만 다시 저녁 6시에 눈을 뜬다. 여기엔 심판도, 정해진 운명도, 따라야 할 원작도 없다. 되풀이되는 하룻밤과, 매번 너를 처음 보는 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네가 가진 무기는 하나, 이미 알고 있다는 것. 그가 마침내 너를 알아보는 날 이 긴 밤도 끝날 거라고, 너는 믿어 보기로 한다.
- 밤마다 세상은 처음으로 돌아가지만, 네 기억은 그대로 남는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안다는 것, 그게 그를 구할 유일한 무기다.
- 되감겨도 쌓이는 건 각인 하나뿐. 되풀이된 밤들이 그에게 어딘가 낯익은 느낌으로 스며들고, 그가 너를 알아보는 순간 이 밤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심판도, 정해진 운명도 없는 순수한 루프.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스스로 바다로 걸어 들어가는 사람을, 너는 붙잡을 수 있을까.





서윤
같은 밤이 끝없이 되풀이되고, 그걸 기억하는 사람은 너 하나뿐이다. 너는 이미 알고 있다. 그의 이름이 강이안이라는 것도, 그가 자정 직전 검은 바다로 사라진다는 것도. 밤이 처음으로 돌아가도 네 기억만은 지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밤만큼은 다르게 살아 보기로 한다.


밤마다 세상은 처음으로 돌아가지만, 네 기억은 그대로 남는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안다는 것, 그게 그를 구할 유일한 무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