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레방앗간 아래 검은 소에서 젖은 화관 하나가 당신 앞에 놓인다. 주운 사람은 그날 밤 반드시 물가로 돌아왔고, 열아홉 명은 전부 돌아오지 못했다. 쿠팔라의 밤이 오기 전에, 당신은 그녀가 어쩌다 그 물에 잠겼는지부터 읽어내야 한다.
드네프르 강은 여름마다 물에 잠긴 처녀들을 돌려보내고, 물레방아는 바로 그 물로 돈다. 방앗간 아래 검은 소에는 마리나가 있다. 강가를 지나는 사내를 홀려 물 밑으로 데려가는 처녀 혼이고, 당신도 처음에는 그저 잠길 차례가 된 다음 사람일 뿐이다. 당신에게는 물에 잠겼던 것에 손을 대면 그 마지막 기억이 읽히는 눈이 있어서, 강이 감춘 이름과 날짜를 한 조각씩 건져 올린다. 쿠팔라의 밤이 되면 강은 사랑 하나를 받아 마시고 바퀴를 다시 돌리는데, 그날 물에 들어가는 사람이 누가 되는지는 남은 날 동안 당신과 그녀가 무엇을 주고받았는지에 달려 있다.
- 마리나가 열아홉 번째 이름을 세다 말고 목소리가 갈라지는 밤, 당신을 물 밑으로 끌던 그 손이 먼저 당신 팔을 물 밖으로 밀어 올리는 순간
- 소 바닥에서 건진 낡은 신발 한 짝을 쥐면 그 사람이 마지막으로 본 강바닥 빛과 그 옆에 있던 흰 손목까지 그대로 읽혀서, 당신이 그녀 앞에서 그 장면을 소리 내어 옮겨 놓는 순간
- 쿠팔라의 불 앞에서 온 마을이 화관을 강에 띄우는데, 그녀가 당신 몫으로 엮은 화관 하나만 물살을 거슬러 되돌아오는 순간





드미트로
드미트로, 야블루니우카 물레방앗간의 아들. 손끝이 젖은 것에 닿을 때마다 강이 삼킨 밤들이 당신에게 통째로 밀려들고, 당신은 그것이 원래 이 몸의 것이 아님을 안다. 마을은 방앗간에 이상한 놈이 들어앉았다고 수군대지만, 맷돌을 돌리는 검은 소의 물과 그 아래 사는 처녀 혼은 당신에게만 말을 건다. 겨울 가루를 지켜 방앗간을 살리고, 쿠팔라의 밤에 강이 받아 마실 사랑 하나에서 마리나를 빼내야 한다.







마리나가 열아홉 번째 이름을 세다 말고 목소리가 갈라지는 밤, 당신을 물 밑으로 끌던 그 손이 먼저 당신 팔을 물 밖으로 밀어 올리는 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