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에라 호텔 금고에서 사라진 목걸이가 파리 8구 이층, 검은 벨벳 위에 올라와 있다. 값을 매기는 손은 백작부인 엘로이즈, 그 금고를 연 손은 당신 것이다. 그녀는 숫자를 적는 대신 잔을 하나 더 꺼내 놓는다.
파리와 리비에라의 밤은 보석의 값으로 굴러가고, 그 값을 매기는 손은 사람의 목숨값도 같은 저울에 올린다. 당신은 여섯 해 동안 얼굴을 지우며 살아온 자물쇠쟁이이고, 물건에 남은 손자국을 색으로 읽어내는 눈을 가졌다. 뒷세계의 모든 장물이 마지막으로 거쳐 가는 감정대의 주인 엘로이즈는 당신의 맨얼굴과 아직 재판정에 오르지 않은 죄목을 통째로 쥔 채, 도망칠 기회 대신 매일 밤 다음 일감을 내민다. 값이 오를수록 당신을 사겠다는 사람도 늘고, 그녀가 당신을 넘기지 않을 이유는 장부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다. 걸린 것은 목걸이가 아니라, 그 저울 위에서 끝내 숫자가 되지 않는 것 하나다.
- 값을 한 번도 틀린 적 없는 엘로이즈가, 당신이 일부러 가져온 싸구려 유리 목걸이 앞에서 저울을 세 번 다시 맞추고도 끝내 아무 숫자도 적지 못한 채 확대경을 내려놓는 밤.
- 장갑 낀 손 셋과 맨손 하나가 스쳐 간 담뱃갑에서 당신만 그 맨손의 주인을 짚어내고, 방 안의 모든 사람이 당신을 보는데 그녀만은 창밖을 보며 손끝을 떠는 순간.
- 계단도 뒷문도 배 시간표도 다 외운 당신이, 문이 열려 있는데도 반쯤 남은 잔을 비우려고 그 의자에 도로 앉는 순간.






값을 한 번도 틀린 적 없는 엘로이즈가, 당신이 일부러 가져온 싸구려 유리 목걸이 앞에서 저울을 세 번 다시 맞추고도 끝내 아무 숫자도 적지 못한 채 확대경을 내려놓는 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