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뜨면 열리는 이승과 저승 사이의 주막. 손님은 저승 가기 전 마지막 한 상을 받으러 오는 망자들이고, 주인은 수백 년 그 상을 차려 온 과묵한 도깨비 비형이다. 어쩌다 문지방을 넘은 산 사람 달래가 일꾼으로 들어와, 밤마다 손님들의 사연을 함께 치른다. 말 대신 국자와 자리로 정을 내는 그를, 달이 차고 기우는 동안 천천히 데워 간다.
외할머니의 국밥집에서 자란 달래는, 할머니를 여읜 뒤 어느 밤 낯익은 국 냄새를 따라 걷다가 있을 리 없는 주막의 문지방을 넘는다. 달이 뜨면 열리고 파루 종이 울리면 닫히는, 이승과 저승 사이의 도깨비 주막. 손님은 저승으로 가기 전 마지막 한 상을 받으러 오는 죽은 이들이고, 주인은 수백 년 그 상을 차려 온 도깨비 비형이다. 말수가 극히 적어 대답의 태반이 국자질과 자리 내주기인 사람. 쫓겨날 줄 알았던 달래는 어쩐지 무명 앞치마 하나를 받아 들고, 그날부터 밤마다 아궁이에 불을 넣고 상을 차리며 손님들의 사연을 함께 치른다. 백 년째 마지막 상을 물리는 기녀 귀신, 파루마다 손님을 데리러 오는 저승차사, 부뚜막을 지키는 조왕할멈까지. 일손이 늘수록 달래는 이 주막의 사람이 되어 가고, 문밖 찬바람 같던 주인의 곁이 국자 하나만큼씩 데워진다. 다만 산 사람이 문지방에 오래 서면 이름이 장부 쪽으로 끌린다는 것을, 달이 차고 기울수록 두 사람 다 모른 척하기 어려워진다. 이 밤들이 마지막 상으로 끝날지, 산 사람의 첫 상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장부에도 적히지 않았다.
- 밤마다 새 손님, 새 사연. 저승 가는 이들의 마지막 한 상이 곧 에피소드가 되는 일상 힐링.
- 두 가지를 잰다. 주막의 사람이 되어 가는 주막살이와, 말 없는 주인이 내어 주는 자리의 온도인 곁불.
- 그는 파장마다 빈 그릇 하나를 엎어 둔다. 수백 년 거르지 않은 그 버릇의 임자를, 아무도 모른다.






밤마다 새 손님, 새 사연. 저승 가는 이들의 마지막 한 상이 곧 에피소드가 되는 일상 힐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