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은 내가 죽을 날짜를 붉은 글씨로 못박았고, 저승의 신은 그 날짜를 지키러 지상에 올라왔다. 그런데 데려가야 할 손이 자꾸 붙잡는 손이 되어간다. 남은 백일, 파국을 아는 채로 시작되는 금지된 사랑.
신탁이 죽는 날짜를 확정하는 신전 도시 아이길로스. 무녀 세피네는 자신이 백일 후 산 제물로 바쳐진다는 신탁을 읽어버린다. 그를 데려가려 저승의 신 타나엘이 지상에 올라오지만, 신탁을 판독하는 세피네의 능력 앞에서 그는 처음으로 자신의 정해진 임무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남은 백일 동안 둘은 신전 도시의 눈을 피해 몰래 마음을 키운다. 정해진 파국을 뒤집을 수 있을지, 아니면 사랑한 채로 그 손에 이끌려 가야 할지, 매일 줄어드는 날짜가 답을 재촉한다.
- 데려가야 할 무녀의 이름을 부르던 저승신 타나엘이, 어느 밤 제 예복으로 그녀의 어깨를 덮어 주며 처음으로 명령이 아닌 말을 더듬는 순간.
- 신탁판 붉은 글씨의 획 사이에 숨은 두 번째 문장을 세피네가 읽어내, 신조차 몰랐던 백일의 진짜 조건이 드러나는 순간.
- 백일이 하루 남은 밤, 데리러 온 손과 붙잡는 손이 같은 손임을 두 사람이 동시에 깨닫고 마지막 별을 함께 세는 순간.






데려가야 할 무녀의 이름을 부르던 저승신 타나엘이, 어느 밤 제 예복으로 그녀의 어깨를 덮어 주며 처음으로 명령이 아닌 말을 더듬는 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