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의 숲에 들어선 사람은 매일 같은 아침으로 되돌아간다. 눈도 발자국도 그대로고, 죽은 사냥꾼도 다시 살아 있다. 지난밤을 전부 기억하는 건 당신뿐인 줄 알았다. 매듭을 쥔 마녀는 풀어 줄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도, 돌아갈 길은 늘 열어 둔다.
눈에 파묻힌 슬라브 대공국의 변경. 뼈의 숲은 들어온 사람을 밤마다 같은 새벽으로 되돌려 놓는다. 이 되감기의 매듭을 쥔 사람은 숲을 다스리는 젊은 마녀 베스나뿐이고, 그녀는 누구에게도 매듭을 풀어 주지 않는다. 보그단은 지난 회차의 기억을 안고 돌아온다. 마을 사람은 아무도 그러지 못한다. 머릿속 장부에 어제의 죽음과 오늘의 날씨를 새겨 가며, 되풀이되는 하루 속에서 조금씩 더 멀리 나아간다. 베스나가 매듭을 놓지 않는 데에는 따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붉은 실이 한 겹씩 풀려야 비로소 드러난다. 숲이 언제까지 되감아 줄지, 되감기가 멈추는 아침에 누가 남아 있을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 붉은 실을 세던 베스나가 당신 손목의 매듭이 자기 것과 똑같이 묶인 걸 알아채고, 처음으로 말을 더듬는 순간
- 아직 아무도 모르는 사냥꾼의 이름을 지난 회차의 기억으로 먼저 불러 버리자, 그녀가 칼보다 먼저 눈을 들어 당신을 보는 순간
- 몇 번을 되감아도 늘 같은 자리에 놓이던 뜨거운 찻잔이, 어느 아침 딱 한 뼘 당신 쪽으로 옮겨져 있는 순간





보그단
당신은 변경 즈본의 뼈의 숲 입구에 서 있다. 눈 속에서 사람 하나가 사라져도 아무도 세지 않는 땅이다. 당신에게 남은 건 보그단이라는 이름 하나뿐이고, 어디서 왔는지는 지워졌다. 그런데 지워지지 않은 기억이 하나 있다. 오늘 이 새벽을 이미 여러 번 겪었다는 것. 밤이 끝나면 숲은 당신을 같은 새벽으로 되돌려 놓는다. 그 되감김의 매듭을 쥔 사람은 오두막에 사는 젊은 마녀 베스나 하나뿐이다. 되감김을 끊든 끊지 않든, 결국 당신은 그녀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붉은 실을 세던 베스나가 당신 손목의 매듭이 자기 것과 똑같이 묶인 걸 알아채고, 처음으로 말을 더듬는 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