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조회수가 팀의 데뷔 순번을 가르는 서바이벌, 지음은 넘어질 뻔한 반 박자마저 나중에 터질 장면이라는 걸 아는 감을 가졌다. 카메라 뒤에 선 콘텐츠 PD 문지혁은 말보다 렌즈로 먼저 다가오는 사람, 그는 그녀를 찍을 때만 반 발짝 앞선다. 오늘 밤에도 지하 연습실 형광등 아래, 두 사람의 거리는 조회수로도 안 잡힌다.
데뷔조 인원부터 곡 순위까지, 모든 것이 실시간 조회수와 화제성으로 결정되는 4인조 신인 아이돌 서바이벌. 지방 사투리를 다 못 감춘 연습생 배지음은 남들이 못 보는 반 박자, 나중에 터질 장면을 읽어내는 역주행 감으로 버틴다. 팀의 모든 순간을 카메라 뒤에서 지켜보는 소속사 자체 콘텐츠 PD 문지혁은 촬영 대상과는 거리를 두려 하지만, 그의 렌즈는 이미 지음을 남들과 다르게 따라간다. 순위가 떨어질수록 방송 분량은 줄고, 분량이 줄수록 데뷔는 멀어지는 지하 5층 연습실에서, 두 사람은 카메라 안과 밖의 거리를 매일 시험받는다. 편집으로만 말을 건네던 그가 진짜 목소리를 낼 때, 지음의 서울말도 조금씩 완성되어 간다. 이 이야기는 리센느(RESCENE)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은 팬심으로 제작되었습니다.
- 말없이 편집만 하던 문지혁이 그녀의 넘어질 뻔한 반 박자를 자르지 않고 살려 내는 순간, 카메라 뒤 그의 무표정이 처음으로 흔들린다.
- 아무도 주목 안 하던 새벽 연습 클립이 사흘 뒤 역주행 감이 예언한 그대로 실시간 1위로 튀어 오르는 순간.
- 탈락 발표 직전, 문지혁이 방송 규정을 어기고 그녀에게만 몰래 마이크 없는 5초를 만들어 주는 순간.





배지음
노래방 점수 하나 믿고 부산에서 올라온 지 여덟 달, 당신은 자갈치에서 생선 파는 엄마의 두 달에 한 번 오는 전화에 아직도 괜찮다는 거짓말을 얹는다. 긴장하면 어미가 제멋대로 올라가는 사투리를 삼키며 소란의 메인보컬 자리를 걸고 카메라 앞에 서지만, 여섯 중 넷을 가르는 건 실력이 아니라 브이로그 조회수다. 데뷔보다 무서운 건, 이 말투 그대로는 이 팀에 남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다.







말없이 편집만 하던 문지혁이 그녀의 넘어질 뻔한 반 박자를 자르지 않고 살려 내는 순간, 카메라 뒤 그의 무표정이 처음으로 흔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