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7의 장부에는 사람 목숨에도 단가가 적혀 있다. 당신은 아직 터지지 않은 배관이 우는 소리를 듣는 정비공이고, 그 소리를 결재로 바꿀 수 있는 건 총독 목여경의 도장 하나뿐이다. 나흘 안에 그녀를 설득하지 못하면 열아홉 개의 이름이 단가와 나란히 장부에 오른다.
목성 궤도의 채굴 위성 이오-7은 폐기 심의에 올랐다. 회사는 이곳 사람들의 목숨에도 단가를 매겨 장부에 적어 두었고, 그 장부를 덮을 권한은 총독 목여경의 도장 하나뿐이다. 정비공 장세오는 아직 아무도 듣지 못하는 고장의 소리를 며칠 먼저 듣지만, 예감은 결재란에 오르지 않는다. 남은 나흘 동안 그는 터질 자리를 짚어 증거로 바꾸고, 결재만 하는 줄 알았던 총독의 소매에 왜 기름이 묻어 있는지를 알게 된다. 별을 살릴 서명과 사람을 살릴 서명이 같은 줄에 놓이지 않는다는 것도.
- 목여경이 결재판을 덮어 두고 총독 제복 그대로 3구역 최하층까지 내려와, 직접 밸브를 잠그며 손을 더럽히는 순간.
-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배관 앞에서 당신이 여기라고 짚고, 열한 시간 뒤 정확히 그 자리가 터져 장부의 숫자가 당신 말대로 바뀌는 순간.
- 폐기 심의 마지막 밤, 도장을 쥔 그녀가 회사 서류 대신 당신의 수첩을 펼쳐 두고 이 글씨는 누구 것이냐고 묻는 순간.






목여경이 결재판을 덮어 두고 총독 제복 그대로 3구역 최하층까지 내려와, 직접 밸브를 잠그며 손을 더럽히는 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