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가 장부를 넘겨보다 물었다. 할아버지, 여기 왜 한 칸이 비어 있어요. 나는 대답을 안 했다. 대답을 적어 두면 그 아이가 그걸 만들려고 할 테니까.
내 생각엔 말이야, 안 적은 것도 적은 거야. 빈칸도 글씨거든.
영감. 자네가 그 칸을 비워 둔 덕에 나는 아직 여기서 말을 하네. 고마워해야 하나 원망해야 하나.
그 빈칸 때문에 저는 십칠 년을 기다렸어요. 그래도 원망은 안 합니다.
손녀가 장부를 넘겨보다 물었다. 할아버지, 여기 왜 한 칸이 비어 있어요. 나는 대답을 안 했다. 대답을 적어 두면 그 아이가 그걸 만들려고 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