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대답할 차례는 나였다.
짤랑.
방울이 한 번 더 울렸다. 그가 기대 온 한 터럭만큼 칼끝은 아직 살갗을 누르고 있었다. 내 손이 한 터럭 물러났다는 걸 나는 아직 믿지 못하고 있었다. 단도 손잡이가 손바닥에 들러붙었다. 밤새 언 손인데 땀이 났다. 등 뒤 숲에서는 그 긴 숨이 아직 이어지고 있었다.
거래 때문이라고 하면 거래를 들킨다. 스무 명 때문이라고 하면 스무 명을 들킨다. 맞는 대답은 전부 내가 쥔 패였다. 패를 까 보이는 자객은 없다.
"그으면…"
입이 먼저 나갔다. 그으면 끝나요. 나리만 끝나는 게 아니라서. 거기서 이를 물었다. 늦었다. 이 사내는 말을 듣는 게 아니라 말이 끊기는 자리를 듣는다.
"…아직 얼굴을 못 봤으니까요."
봉인하려면 맨얼굴을 봐야 하니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래도 내가 긋지 않은 까닭은 그게 아니었다. 그는 끊긴 앞말까지 들었을 것이다.
그는 되묻지 않았다. 가면 너머의 눈이 한 번 감겼다 떠졌다. 그게 다였다.
나는 칼을 거뒀다. 손가락이 손잡이에서 바로 떨어지지 않아 하나씩 펴야 했다. 칼끝이 목에서 떨어지자 손바닥까지 오던 방울의 떨림이 끊겼다. 같은 순간 등 뒤 숲의 긴 숨도 뚝 끊겼다.
저놈은 봤다. 이가 여우가 표적의 목에서 칼을 거두는 걸.
손바닥이 갑자기 허전했다. 이 사내한테서 내가 읽어 낸 건 그 떨림 하나뿐이었다. 셋을 세다 놓친 셈은 어디로도 이어지지 못한 채 목 안에 걸려 있었다.
단도는 소매에 넣지 않고 허리띠에 꽂았다.
"허리에 차는구나."
"숨기지 않기로 했잖아요."
말이 생각보다 빨리 나갔다. 목소리 끝이 덜 마른 채였다.
한 박자가 지나갔다.
"그럼 숨도 숨기지 말거라."
무슨 뜻이냐고 묻기도 전에 다음 말이 왔다.
"나무뿌리 길로 오거라."
그는 일어나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 칼이 닿아 있던 목을 만져 보지도 않았다.
"먼저 가 계실 거죠?"
"네가 먼저 내려가거라."
첫날 밤에도 어젯밤에도 먼저 일어선 건 나였다. 그걸 그가 입 밖으로 짚은 건 처음이었다. 나는 바위에서 먼저 내려왔다. 비탈에서 무릎이 한 번 꺾였다. 밤새 앉아 있었으니까. 그렇게 정했다.
해가 능선 위로 반쯤 올라와 있었다. 서리가 녹아 이끼마다 물방울이 맺혔다. 걸으면서 셌다. 남은 밤은 스물여덟. 목은 세 번 노렸는데 그의 숨은 한 번도 못 읽었다. 그리고 한 터럭. 오늘 새벽 내 칼이 물러난 거리였다.
나무뿌리 길 어귀에 닿았을 때 그는 이미 길 끝에 서 있었다. 언제 나를 앞질렀는지 몰랐다. 붉은 가면이 삼나무 그늘 속에서 불씨처럼 빛났고, 손에는 깃털 부채가 들려 있었다. 마흔 걸음 너머였다.
"서리가 녹았구나. 오늘 뿌리는 어제와 다르다."
그 목소리는 마흔 걸음을 건너오는 동안 조금도 작아지지 않았다.
"단숨에 건너거라."
이 길은 첫날 건넜다. 숨을 멈추면 발이 굳고, 멈추지 않으면 건너진다. 그날은 숨을 아무렇게나 몰아쉬며 건넜으니 요행이었다. 이가에서 단숨은 숨을 멈춘 채 끝낸다는 말이지만, 이 길에서는 아니다. 들이마신 숨 하나를 끊지 않고 끝까지 가져가야 한다. 나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실을 뽑듯 내쉬며 첫 뿌리에 올랐다. 일곱 번째 뿌리가 발밑에서 굴렀다. 서리 녹은 이끼였다. 발이 미끄러지기도 전에 숨이 먼저 멎었다. 열한 해 버릇이 저 혼자 나간 것이다. 발이 굳었고, 나는 두 손으로 옆 뿌리를 짚었다. 참고 있던 숨이 하얗게 터졌다.
"숨이 이르다."
한 박자.
"다시."
"그게 다예요? 숨을 언제 쉬라는 건지, 발을 어디 두라는 건지… 그런 건요?"
대답은 없었다. 셌다. 열. 스물. 바람이 우듬지를 한 번 쓸고 지나갔다. 서른. 짤랑. 방울만 울었다. 그 침묵 속에서 알았다. 오늘의 '숨이 이르다.'는 첫날과 뜻이 달랐다. 숨이 발보다 먼저 겁을 먹었다는 말이었다. 숨도 숨기지 말거라. 뿌리가 굴러도 발이 미끄러져도, 숨은 제 길을 끝까지 간다. 오늘 건너야 할 건 그거였다.
숨 하나를 물고 다시 나섰다. 일곱 번째 뿌리를 넘었다. 열다섯. 스무 걸음쯤에서 생각보다 낮은 뿌리에 몸이 기울었다. 왼팔이 번쩍 들렸고, 어깨를 따라 숨이 끊기려 했다.
등에 닿던 바람이 거기서 꺾였다.
발소리는 없었다. 손이 내 왼팔을 잡았다. 팔꿈치 바로 위였다. 첫날 밤 내 손목을 잡았던 그 손이다. 볕 든 바위 같은 온기가 내 팔을 어깨 높이에서 가슴 높이로 천천히 내렸다.
"어깨를 놓거라."
목소리는 귀 바로 뒤에서 났다. 그런데 목덜미에 닿는 숨이 없었다.
"발끝을 보지 말거라. 길 끝을 보거라."
고개를 들었다. 손이 떨어지자 바람 한 줄기가 내 옆을 지나 앞으로 밀려갔다. 그가 어떻게 가는지는 보지 못했다. 바람이 먼저 갔고, 눈을 한 번 깜박이고 나니 그는 바람 끝, 길 끝에 서 있었다. 열 걸음을 남기고 숨이 바닥났다. 마지막 몇 걸음은 숨 없이 그냥 걸었다.
그의 발치 이끼 위에 검은 깃털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팔뚝만 한 길이에 끝이 날카로웠고, 검은 속에 푸른 기운이 돌았다.
"끝까지 왔잖아요."
"숨은 어디까지 왔느냐."
"…열 걸음 앞까지요."
"그럼 네 길은 거기까지였다."
한 박자.
"다시."
이번 '다시.'는 틀렸다는 말이 아니었다. 모자랐다는 말이었다.
어귀로 돌아가다가 고개만 돌려 물었다.
"나리, 그거 털갈이예요?"
"겨울이 오는구나."
대답 같은데 대답이 아니었다. 새든 텐구든 겨울 앞에서는 깃털이 빠진다. 그렇게 두기로 했다. 그래도 수는 셌다. 하나.
그리고 하나를 더 셌다. 팔이 들리고 바람이 꺾일 때까지 반 박자였다. 그 반 박자 뒤에 그의 목은 내 머리 바로 위에 있었다.
팔을 들면 그가 온다. 부르는 법은 방금 배웠다.
이번엔 연기 안 한다고 했다. 바위에서, 그의 눈앞에서. 하지만 이건 수련이다. 팔을 조금 높이 드는 것뿐이다.
숨 하나를 물고 출발했다. 열다섯 걸음에서 왼팔을 들었다. 아까보다 한 치 높이.
바람이 꺾였다. 손이 같은 자리를 잡았다. 온기도 같았다.
"팔이 높구나."
나는 숨을 이어 가며 귀를 기울였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등 뒤에 붙어 서면 숨이 목덜미에 닿는다. 들숨인지 날숨인지, 방심했는지가 거기서 읽힌다. 그걸 읽어야 비녀를 뽑을 반 박자를 안다.
아무것도 닿지 않았다. 목덜미는 서늘하기만 했다.
"없어. 숨이… 없어."
입 안에서만 굴린 소리였다.
짤랑. 어깨뼈 바로 뒤에서 방울이 울었다. 바위에서는 칼날을 타고 오던 떨림이 이번엔 등으로 왔다.
손이 떨어지지 않았다.
"멈추지 말거라."
나는 걸었다. 그가 따라왔다. 팔꿈치 위에 손을 얹은 채 내 등 뒤에 붙어서. 발소리는 여전히 없었다. 대신 내가 뿌리 하나를 디딜 때마다 방울이 한 번 울었다. 짤랑, 한 걸음. 짤랑, 한 걸음. 그가 내 걸음에 박자를 맞추는 건지, 내 걸음이 그 방울을 따라가는 건지 가를 수가 없었다.
열여섯. 열일곱. 셈이 저절로 나갔다. 비녀에서 그의 목까지 한 뼘 반. 부채는 내 허리 높이에서 같이 걷고 있었다. 이 산에 올라온 뒤로 그의 목 곁에 이만큼 오래 있어 본 적이 없었다.
오른손이 올라갔다. 머리로. 비녀까지 반쯤 갔을 때였다.
다른 손이 내 오른 손목을 잡았다.
"이 손도다."
그 손이 내 오른손을 가슴 높이에 내려놓았다. 왼팔을 고칠 때와 같은 힘, 같은 온도였다. 자세를 고치는 손이었다. 그뿐이었다. 그런데 손바닥이 다시 젖었다.
"…머리가 흘러내려서요."
"흘러내리지 않았다."
한 박자 뒤에.
"고개를 들거라."
열여덟. 열아홉. 셈이 엉키려 했다. 나는 숨 하나를 끝까지 붙들었다. 끊으면 진다. 무엇에 지는지는 몰랐다.
비녀까지 반 박자. 그 반 박자를 못 쓰는 까닭이 숨이 안 들려서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때 처음 들었다.
아니야. 숨이나 이어. 끊지 말고.
스물다섯 걸음쯤에서 손이 떨어졌다. 바람이 다시 앞으로 갔다. 나는 숨을 서른다섯 걸음까지 끌고 갔고, 마지막 다섯 걸음은 또 숨 없이 걸었다.
길 끝 이끼 위의 깃털은 둘이 되어 있었다. 나는 숨을 고르며 지나가는 말처럼 물었다.
"나리 숨은요? 등 뒤에서 하나도 안 들리던데."
"들으려 했느냐."
목 뒤가 서늘해졌다.
"…버릇이에요."
대답 대신 한 박자 뒤에 그 말이 왔다.
"다시."
내가 들으려 했다는 걸 알고 하는 '다시.'였다. 건너기를 다시 하라는 건지 노리기를 다시 하라는 건지, 그는 가르지 않았다.
다시 길 어귀에 섰을 때 해는 우듬지 위로 다 올라와 있었다.
어귀 삼나무 껍질에 내 눈높이로 짧은 칼자국 세 줄이 나 있었다. 아침에는 없던 자국이었다. 송진이 아직 마르지 않아 손끝에 끈적하게 묻었다. 어릴 적 개울가 나무마다 기리마루가 긋고 다니던 표식이다. 고가 말로, 여기 있었다는 뜻이다.
저놈이 여기 있었는데 숨은 들리지 않았다. 저놈은 늘 숨을 들려주는 놈이다. 일부러 들려주는 숨은 경고다. 그런데 오늘은 그 숨이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숨을 감췄다면, 이제 경고가 아니라 일이다.
그믐 전까지 못 하면, 그땐 내 차례고.
나는 한 걸음 옆으로 섰다. 길 끝에서 보면 내 등이 그 자국을 가리는 자리였다.
"등이 굳었구나."
마흔 걸음 너머에서 그가 말했다.
"그래서는 첫 뿌리에서 미끄러진다."
"…오래 걸어서요."
그는 더 묻지 않았다. 묻지 않는 사람 앞에서 숨기는 게 제일 어렵다.
나는 같은 짓을 또 했다. 이번에는 열 걸음에서, 누가 봐도 일부러인 높이로 팔을 들었다. 오른손은 비녀 쪽으로 가지 않았다. 그걸 알아챈 건 팔을 들고 난 뒤였다.
바람이 꺾였다.
그는 왔다.
"팔이 높구나."
아까와 똑같은 말이었고 온도도 똑같았다. '일부러 그러는구나'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손은 내 팔을 가슴 높이에 내려놓고 떠났다.
그리고 이번엔 숨이 끝까지 갔다. 첫 뿌리에서 들이마신 숨 하나를 마지막 뿌리에서 다 내쉬었다. 발은 한 번도 굳지 않았다. 뿌리가 구르는 것도 이끼가 미끄러운 것도 발바닥이 먼저 알았다. 열한 해 동안 숨을 멈추고 끝내는 법만 배웠는데, 멈추지 않으니 몸이 처음으로 내 것 같았다.
길 끝 이끼 위에 깃털이 셋 있었다. 첫날 새벽 이 길에 떨어졌던 것까지 치면 넷이다.
"또 늘었네. 털갈이치고는… 좀 많은데."
'다시.'가 오지 않았다.
"…이제 된 거예요?"
"내게 묻느냐."
"…숨은, 끝까지 왔어요."
그는 대답 대신 고개를 들어 삼나무 사이로 하늘을 봤다. 무언가를 세는 사람처럼, 한참 동안.
한낮에 바람이 바뀌었다. 산 아래에서 탄내가 묻어 올라왔다. 길 끝의 가면이 처음으로 나를 두고 산 아래로 돌았다.
"…바람이 산을 넘는구나."
혼잣말 같았다. 부채를 쥔 손가락 마디가 한 번 하얘졌다가 풀렸다. 가면은 곧 내 쪽으로 돌아왔다.
"건너거라."
그 한마디 앞에서 무언가 하나가 지워진 것 같았다. 무엇인지는 몰랐다.
해가 기울기 시작할 무렵, 어귀에서 숨을 고르다가 농담처럼 던졌다. 진짜를 숨기려면 진짜를 농담처럼 말하는 게 제일이다.
"나리는 왜 저를 가르쳐요?"
새벽 바위에서는 같은 물음에 대답이 없었다.
"너는 왜 배우느냐."
"…나리 목에 가까이 가려고요."
마흔 걸음 너머가 한 박자 비었다.
짤랑.
"그럼 배우거라. 가까이 오는 법부터."
제 목에 칼끝을 받아 본 사람이나 할 말이었다. 나는 웃음이 새지 않게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 숨 하나로 또 건넜다.
마지막으로 어귀에 섰을 때 칼자국은 네 줄이었다.
넷째 줄은 다른 셋보다 높았다. 내 머리 위, 등 뒤에 선 그의 목이 오던 높이였다. 송진이 아직 흘러내리고 있었다.
저놈은 봤다. 내가 팔을 들 때마다 그 목이 어디로 오는지. 저놈도 셈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 자국 앞에 등을 대고 섰다. 마흔 걸음 너머에서 그가 나를 보고 있었다. 이번엔 등이 굳었다는 말이 없었다.
그날은 해가 질 때까지 그 길을 스물세 번 건넜다. 팔은 열두 번 잡혔다. 그중 두 번은 내가 부른 것이었다.
마지막 건넘 끝에서 그는 팔을 잡지 않았다. 내가 팔을 들지도 않았는데 등 뒤로 와서, 손가락 두 개를 내 손목 안쪽에 얹었다. 맥이 뛰는 자리였다. 하나, 둘, 셋. 내가 숨을 세는 박자였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알았다. 내가 숨으로 사람을 읽듯이 이 사내는 손으로 읽는다. 첫날 밤 내 손목을 잡았을 때도, 오늘 새벽 칼 쥔 내 손을 내려다봤을 때도 그랬다. 벨 수 없는 칼이라는 말은 거기서 나왔을 것이다.
그 생각이 든 순간 맥이 빨라졌다. 내 손목인데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는 알 것이다.
짤랑. 하나. 짤랑. 둘.
방울이 멎었다.
그 빈자리에서, 내 맥 위에 얹힌 손가락 끝이 떨렸다. 머리카락 한 올이 스칠 만큼이었다. 내 맥은 아니었다. 내 맥은 빨랐어도 고르게 빨랐다. 그 떨림은 박자 바깥에서 왔다.
반 박자 뒤에야 방울이 울었고, 손가락이 떨어졌다.
열한 해 동안 남의 떨림을 수없이 읽었다. 칼 쥔 손, 거짓말하는 턱, 들킨 사람의 무릎. 무슨 뜻인지 다 안다. 그런데 이 사내의 떨림은 처음이었다. 숨도 안 들리고 얼굴도 안 보이는 사내가 내 손목 위에서 처음으로 읽혔다.
허공에 남은 내 손가락을 그가 짚었던 자리에 얹어 보았다. 맥이 아직 빨랐다.
가르치는 손이었다. 그 이상은 아니었다. 그런데 나는 그 손이 언제 오는지를 세고 있었다.
해가 서쪽 능선에 걸렸다. 길 끝에서 두루마리가 떴다. 눈을 뜨고 보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그믐까지… 스물일곱 밤."
그 아래 칸은 오늘도 비어 있었다. 그의 손끝이 떨리는 걸 내가 읽었는데도, 종이는 그걸 숨으로 쳐 주지 않았다.
두루마리가 사라지자 삼나무 사이로 산 아래 하늘 끝이 붉게 보였다. 저녁놀이 아니었다. 오다군이 놓는 불이다.
그는 길 끝 삼나무 아래 그대로 서 있었다. 부채를 쥔 채, 해가 지기 전과 똑같은 자리였다.
나는 고개만 까딱 숙이고 돌아섰다. 오늘도 먼저 떠나는 건 나다.
다섯 걸음쯤 갔을 때 그가 말했다.
"내일은 숨을 가르치마."
나는 걸음을 멈췄다. 돌아보지는 않았다.
짤랑. 그리고 한 박자 늦게, 반음 낮게.
"그 전에 너는, 나를 한 번 더 노리겠지."
묻는 말이 아니었다. '숨이 이르다.'와 같은 온도였다. 틀린 자리를 짚듯 말했다.
목 안에서 웃음이 낮게 새어 나왔다. 웃음 끝이 조금 떨렸다. 손목 안쪽, 그가 짚었던 자리가 아직 그 박자로 뛰고 있었다.
"…들켰네."
3화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