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다시9분 54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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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의 첫 장면

대본 앞부분

방울이 한 번 더 울었어. 그는 칼끝을 목에 받은 채, 내 대답을 기다렸지. 나는 카게로, 대답 하나 고르는 데 이렇게 오래 걸린 적이 없어.

거래 때문이라고 하면 거래를 들키고, 사람들 때문이라고 하면 사람들을 들켜. 자객이 패를 까 보이면, 그걸로 끝이야.

카게로얼굴을, 아직 못 봤으니까요.

얼굴을 보겠다는 말은 아까 벌써 했어. 새로 들킬 건 없는 대답이야. 그는 되묻지 않았어. 다 안다는 듯, 눈만 한 번 감았다 떴지.

칼을 거두자 방울 떨림도 손바닥에서 끊겼어. 손이, 갑자기 허전했지.

소조보나무뿌리 길로 오거라.

그는 칼이 닿았던 목을 만져 보지도 않았어. 이번에도, 바위를 먼저 내려온 건 나였어.

카게로남은 밤은 스물여덟. 부적은 일곱 장. 얼굴은 아직 못 봤고, 부채도 아직 그 손에 있어.

카게로그리고 모르는 게 하나 늘었어. 벨 수 없는 칼인 걸… 어떻게 알았지?

나는 원래 표적의 숨부터 다 읽고 칼을 뽑았어. 비녀로, 단도로, 맨 칼끝으로. 그 목을 세 번이나 노리고도, 숨은 하나도 못 읽었지.

길 끝엔 그가 벌써 서 있었어. 삼나무 뿌리가 밧줄처럼 엉킨 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