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세 번째 칼9분 2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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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의 첫 장면

대본 앞부분

기리마루방금 망설였지, 이가 여우? 내가 대신 해 줄까?

달 없는 숲은 온통 먹빛이었어. 그래도 왼쪽 위 삼나무 가지에서, 느리고 긴 숨소리가 났지.

카게로기리마루. 내려와.

저놈 앞에선 달콤한 목소리를 안 써. 어릴 때부터 칼을 겨룬, 산 너머 닌자 마을 고가 놈이거든.

기리마루산에서 길을 잃었다더니… '아, 길을 잃었어요, 나리…' 저 위에서 그랬잖아.

카게로다 봤어?

기리마루삼나무 위에서 다 봤지. 첫날 밤도, 오늘 밤도.

기리마루그 텐구가 네 손을 잡았을 때, 너 칼 안 뽑더라. 비녀도, 단도도. 손만 잡혀 있었어, 한참.

카게로한참 아니야. 한 박자였어.

기리마루거 봐, 셌네. 그 손이 떨어질 때까지, 네가 박자를 세고 있었어.

기리마루기억나? 어릴 때 산등성이 개울가에서 숨 참기 했잖아. 먼저 숨소리 들킨 쪽이 지는 거.

기리마루넌 한 번도 안 졌어, 카게로. 어느새 내 뒤로 와서, 젖은 버들가지를 내 목에 대고 그랬지. 졌지, 하고.

기리마루그때 넌 숨을 안 쉬었어. 근데 아까는 쉬더라. 그 텐구 옆에서, 아주 고르게. 아기처럼.

카게로일부러 그런 거야.

기리마루일부러 고르게 쉬는 숨이랑, 진짜 마음 놓고 쉬는 숨은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