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처형대의 새벽10분 1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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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의 첫 장면

대본 앞부분

내 이름은 하린. 처형 전날 밤, 눈만 감으면 처형대 기둥이 떠올랐어.

여문이라는 노인이 하룻밤 재워 준 골방이야. 협약청은 그 방을 아예 내 방으로 정했어.

하린벽에 적힌 짐승들 말… 비 오기 전에, 새끼를 옮겨야 한다. 그 옆엔 딴 글씨로, 짐승이 울부짖음. 물이 필요하다… 그 옆엔, 짐승이 자백함. …여기도, 자백함.

책상 모서리엔 긁어 새긴 글씨가 있었어.

하린제칠조. 짐승의 목숨은 통역사의 손이 정한다.

그 아래엔 더 작고 급하게 새긴 글씨가 있었어. '그래서 나를 막았구먼.' 꼭 여문 말투였지. 여문은 루가르 심문 자리에 한 번도 못 들어갔다고 했어. 짐승 목숨이 통역사 손에 달렸으면, 들은 대로 적는 사람은 거짓 자백을 안 써 줄 테니까… 그래서 막은 걸까.

하린통역사의 손이… 정한다고? …내 손이?

병사통역사, 나오시오. 때가 됐소.

새벽 뜰은 사람으로 꽉 차 있었어. 성 밖 마을에서도 왔지.

안개 위로 처형대가 솟았고, 그 옆엔 자루가 내 키만 한 도끼가 있었어.

맨 앞줄엔 팔에 검은 천을 감은 여자가 어린 사내아이 손을 쥐고 있었어. 그 밤에, 누군가를 잃었겠지.

베인잘 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