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같은 새벽17분 24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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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의 첫 장면

대본 앞부분

까마귀가 운다. 하나.

둘. 문턱에서 왼쪽으로 다섯째 자작나무, 늘 같은 가지야.

셋.

그다음엔 정적이 와. 아무도 안 밟은 눈밭의 정적. 이게 지나가야 하루가 시작되거든. 어제랑 똑같은 하루가. 밤이 끝나면 이 숲은 모든 걸 같은 새벽으로 되감아. 그걸 기억하는 건… 나 하나야. 나는 보그단.

일어나 앉자마자 셋째 나무부터 본다. 어젯밤 거기 삼끈을 감고 매듭을 두 번 지어 뒀거든. 끈도, 매듭도, 내 발자국도… 없어. 눈밭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판판하게 돌아가 있어.

보그단…그렇지.

내가 어디서 왔는지는 몰라. 남은 건 이름 하나랑, 장부 하나야. 장부는 붉은 실로 엮여 있는데, 내 손목에 감긴 것도 그 실이야. 새벽이 몇 번을 되감겨도, 이 장부에 적은 글자만은 남아.

여섯 장 모두 날짜가 같아. 겨울 둘째 달 열사흘. 맨 윗줄도 전부 같은 사람 얘기야. 이름은 미콜라라고 해. 사냥꾼. 셋째 나무 밑에서 얼어 죽었다고, 적혀 있어.

그리고 오른쪽 맨 아래엔, 내가 그은 작은 칸이 하나 있어. 칸 위에 적힌 건 '값', 딱 한 글자야. 왜 그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